며칠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한껏 들뜬 얼굴로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어요.
“짜잔! 나 파마했어! 어때?”
친구는 머리를 한 달 넘게 고민하다가
드디어 도전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솔직히 말하면 예전 스타일이 훨씬 더 예뻤거든요.
어색하기도 하고, 뭔가 안 어울리는 느낌이 확 왔어요.
하지만 친구의 표정은 너무도 뿌듯해 보였고,
저는 대답을 망설였어요.

솔직함 vs 배려, 뭐가 더 중요한 걸까?
‘예쁘다’고 하면 친구는 기분이 좋을 거예요.
실제로 그동안 얼마나 고민했는지,
시간과 돈을 들였는지도 아니까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만약 나중에 다른 친구들이
“그 머리는 좀…“이라고 말하면,
내가 한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게다가 친구가 제 칭찬을 믿고
이 스타일을 계속 유지하게 되면…?
‘내가 괜히 거짓말을 해서
더 어색한 스타일을 고착화시킨 건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겠죠.
반면, 솔직하게 말해서 상처를 주면 어떡하죠?
“음… 예전이 더 나았던 것 같아”라고 말했다가
기분 상하게 만들면 어쩌죠?
새로 머리한 날,
자신감 충만하게 나온 친구에게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닐까 싶어져요.
말을 아끼고 싶지만,
친구는 묻죠. “진짜 어때? 나 좀 괜찮지 않아?”

내가 기준일까, 아니면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잠깐, 이건 정말로 ‘안 어울리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내 눈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생각해보면,
나도 한 번씩 헤어스타일 바꿀 때마다
친구들의 반응에 꽤 민감했어요.
누군가 한 마디라도 “오, 괜찮은데?“라고 해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거든요.
어쩌면 내 친구도 지금 그 말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 친구가 굉장히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었어요.
내 기준의 ‘예쁨’보다,
친구 자신이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요?

결국 선택한 말은…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어, 분위기 달라졌다! 뭔가 새로운 느낌인데?
나 아직 익숙해지는 중이야!”
그 말에 친구는 웃으면서
“그치? 나도 거울 볼 때마다 낯설어!” 하더라고요.
정확히 ‘예쁘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진심이 담긴 말이었어요.
며칠 후, 이상하게도 그 머리 스타일이
잘 어울려 보이기 시작했어요.
정말로 어울리게 된 걸까요,
아니면 제가 익숙해진 걸까요?

진심은 때때로, 진실보다 따뜻하다
완벽한 정답은 없어요.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고, 감정도 다르니까요.
하지만 확실한 건,
친구의 행복한 표정이 가장 보기 좋았다는 거예요.
그걸 해치지 않으면서도 솔직함을 지키는 말,
때로는 그 사이의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여러분이라면 어땠을까요?
새로운 머리스타일을 한 친구에게,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면 뭐라고 말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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